알고도 ‘모르쇠’ … 직원 ‘독성간염’ 걸리게 한 혐의 26명 입건

경남경찰청, 유해화학물질 든 세척제 제조·판매·사용 혐의로 A 씨 등 구속

경남경찰청이 유해화학물질이 포함된 세척제를 제조·판매해 급성 간독성 중독 피해를 준 26 명을 검거하고 그 중 A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21 년 11 월께부터 올해 2월께까지 물질안전보건자료( MSDS )를 허위 제공해 유해화학물질인 클로로폼( Chloroform )이 함유된 사실을 숨기고 세척제를 만들어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물질안전보건자료는 화학물질의 유해 위험성, 응급조치 요령, 취급 방법 등 16 가지 항목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는 자료를 말한다.

또 다른 피의자 B 씨와 8명은 해당 세척제를 사용하는 작업장에 국소 배기장치 등 법적 안전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는 등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나머지 18 명은 유해 물질 취급 허가 및 시설, 장비, 기술인력 등을 갖추지 않고 세척제를 판매·사용한 혐의로 총 26 명이 입건됐다.

클로로폼은 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흡입 전신마취제로 피부를 자극하고 국소 마비 작용을 하며, 증기를 흡입하면 대뇌를 마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충제·곰팡이 제거제, 추출용 용매나 분석시약 등으로 사용되며 공업적으로는 유지(油脂)·합성수지·고무·알칼로이드·페니실린 등의 용제로 사용된다.

고농도로 흡입하게 되면 간과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돼 독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경찰청 의료안전기획수사팀은 국내 기업체 두 곳의 근로자 29 명에게 급성 간독성 중독인 독성간염이 발병한 사실을 확인 후 전담반을 만들어 수사 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 사업장 등을 압수 수색해 허위 작성된 물질안전보건자료( MSDS )와 거래 현황 등을 압수하고 고용노동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과 함께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준수사항 미이행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수사팀은 A 씨 등은 B 업체와 C 업체 등 24 개 업체에 허위 표기한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공해 유해 물질이 함유된 세척제 12 만 2416 ℓ를 판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B, C 업체 대표 등 4명은 유해 물질인 클로로폼이 든 세척제를 사용하는 작업장에 법적 안전 설비를 갖추지 않아 B 업체 직원 16 명과 C 업체 직원 13 명이 2~3 개월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독성 간독성 중독에 걸렸고 직업성 질병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건에 연관된 B, C 업체에 중대 재해 처벌법을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유해화학물질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MSDS 허위 기재에 대한 처벌 강화와 관련 제도의 개선을 제안하고, 유사 사례에 대한 신고와 제보를 유도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면서도 관리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법적 안전 설비를 구축하지 않거나 규제 사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업체는 관련 기관과 협업해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